시중금리가 2단계 저금리 시대에 들어갈 태세다.


미국금리가 대폭 인하된 데다 국내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금리가 낮아 돈을 굴릴 데를 찾지 못했던 재테크 생활자들에게는 고민이 더 커질 것 같다.


벌써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득이 생기면 쓰고 보자"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시중자금이 어떻게 움직일 지 주목된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시중은행 등 금융사들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정기예금은 확정금리만 준다는 상식을 깨고 주가와 시중금리 움직임에 연동해 보너스 금리를 주는 퓨전형 형태의 신종 금융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기예금금리에 주가를 연동시킨 첫 금융상품인 조흥은행의 "Mr.마켓정기예금".


지난 9월 선보인 이 상품은 만기일의 주가가 예금 가입시점보다 상승할 경우 주가상승률에 비례해 보너스 금리를 더 받도록 설계돼 있다.


조흥은행은 이 상품을 통해 현재 1백억원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조흥은행에 이어 씨티은행은 "지수연동 정기예금 KOSPI 200",하나은행은 "지수플러스 정기예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주가뿐만 아니라 시중금리 변화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는 정기예금도 등장하고 있다.


HSBC가 판매중인 "옵션플러스 정기예금"은 양도성 예금증서(CD) 수익률과 시중금리를 연결시켜 CD수익률이 연 4.6~5.3%사이에 머무는 날에는 7%의 이자를,이 범위를 벗어난 날에는 0%의 이자를 적용한다.


최근처럼 주가와 시중금리의 변동이 심할 때에는 이같은 퓨전형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테크 생활자들이 이같은 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상품의 특성과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본 다음 투자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대우증권 기업금융1본부 정유신 이사는 "요즘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는 퓨전형 상품은 마치 "복권"과 비슷한 성격이 있기 때문에 주식과 마찬가지로 여유자금으로 투자한다는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급여 생활자는 연말정산을 얼마나 잘 하느냐도 중요한 재테크의 핵심포인트다.


평소 챙기지 않았던 각종 영수증과 올해 바뀐 새로운 정산 제도를 고려해 추가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안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에선 연말정산 같은 절세 기회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요즘같은 금리수준아래에선 1년을 저축해 봐야 5% 이자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미 낸 세금을 되돌려 받는 것이 수익률을 올리는 효과적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미국금리가 0.5%포인트 인하 이후 달러화 가치가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금리인하로 인플레를 감안하면 미국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었다.


실질금리라고 따진다면 오히려 일본과 유럽보다 낮은 수준에 들어갔다.


다른 요인이 없다면 실질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는 미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말 엔.달러 환율이 1백21엔대로 하락하고 달러.유로 환율이 "1유로=1달러"선이 넘어선 것도 이런 요인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미국증시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엔.달러 환율은 1백20엔선이 붕괴되고 달러.유로환율은 "1유로=1달러"대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은 1천2백원선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증시가 받쳐준다면 달러화 가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하 조치 이전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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