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주요 액정표시장치(LCD)업체들이 올들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한국의 경쟁업체들을 뒤쫓기 위해 과도한 설비확장에 나서면서 적자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국제 LCD업계에 따르면 세계 제3위 LCD업체인 AU옵트로닉스를 비롯해 한스타 디스플레이, 콴타 디스플레이 등 대만업체들은 현재 일제히 신기술을 도입한 제5세대공정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이후 수요감소로 LCD 패널 가격이 20%나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이 일제히 제5세대 공정을 본격 가동할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추가 가격하락이 불가피해 대만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한스타 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미 지난 3.4분기 6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AU옵트로닉스도 최근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오는 4.4분기 적자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HSBC 에셋매니지먼트의 빈센트 라이 펀드매니저는 "내년 하반기 대만업체들의 제5세대 공정가동이 잇따를 경우 가격하락 압력이 심각해질 전망"이라며 "대만업체들은 오는 2004년에나 흑자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최대의 노트북 PC 생산업체인 콴타 컴퓨터의 팀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LCD시장은 이들 업체가 공급하는 물량을 다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업체간 인수합병이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반도체재료장비협회(SEMI)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전세계LCD업체들의 신규 설비투자액은 올해의 두배에 가까운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SEMI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이미 제5세대 공정 설비를 마치고 양산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타이베이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