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일터는 인간미가 넘치는 곳이다. 노동만 제공하고 금전적인 보답만 하는 메마른 거래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20대 기업에 오른 업체들 대부분이 주1회 또는 월1회 가정의 날을 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다. 일찍 귀가해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배려인 것이다. 직원 가족에 대한 배려가 가장 두드러진 기업으론 LG석유화학을 들 수 있다. LG석유화학에는 임직원의 가족이 참여하는 행사가 많고 그 준비를 회사와 노동조합,가족들이 하나되어 이끌어가는 특징이 있다. 매년 4월이면 공장 정문에서는 퇴근하는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장미꽃 한송이씩을 나누어 주는 "퇴근길 꽃 한송이" 행사가 열린다.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담은 꽃을 전달하자는 취지다. 어버이날에는 임직원 부모님에게 감사의 축전을 발송하고,연말에는 공장으로 모셔 자녀들의 일터를 견학한뒤 인근 관광지로 온천을 다녀오도록 하는 "임직원 부모 초청행사"도 갖는다. 특히 6년째 계속되고 있는 "배우자 생일축하 도서 발송"행사는 공장장이 직접 생일축하 메시지를 써넣은 책을 보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장 공장장 총무팀장 등 참석범위를 바꾸어 가며 월 1회 자리를 마련하는 "사원 부인들과의 대화"는 회사와 가족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장으로 인기가 높다. 안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인간존중 정신의 실천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옥외 작업장 지붕을 설치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여전히 소수(minority)인 여성들에 대한 배려도 훌륭한 일터의 조건이 되고 있다. 한국P&G는 어떤 업무를 하든 남녀를 차별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일부 남자 직원들이 "역차별"당하고 있다며 애교섞인 제보를 할 정도다. 한국도자기도 여자들이 일하기에 가장 훌륭한 직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퇴직자에 대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현대화재해상보험의 경우 임직원 퇴직자들의 모임인 보우회에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기본적인 활동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퇴사자에 대한 지속적인 배려를 통한 회사와 직원간의 연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또 매월 사보 표지를 직원 가족사진으로 구성함으로써 가족적 유대감 강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