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중 시중자금이 주로 투신사에서 빠져 나와 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4월부터 넉 달 연속 13%대로 치솟았던 총유동성(M3) 증가율은 8월 중 12%대로 내려와 돈 풀리는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 예금과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4조2천6백9억원 증가했다. 반면 투신사는 주가 하락과 기업들의 머니마켓펀드(MMF) 인출로 1조9천9백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의 '9.4 대책' 이후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주춤한 데다 증시 침체가 지속돼 시중자금이 일단 은행권으로 유입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수신 증가를 토대로 지난달 가계대출을 6조1천4백61억원이나 늘렸다. 이는 기업대출 증가액(3조52억원)의 2배에 달하는 것이다. 또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탓에 지난달에도 회사채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4천5백49억원 많아 5개월째 순상환을 기록했다. 한편 시중 자금수위를 나타내는 M3 증가율(전년 동월비)은 8월엔 12.4%로 7월의 13.0%에 비해 낮아졌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