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와 인천정유간 주유소를 둘러싼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정유 노동조합은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대주주로서 경영을 방만하게 해 부도에 이르게 됐는데도 지난 7월부터 대리점 공급계약마저 해지하고 원유공급도 중단했다며 비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인천정유 노조는 특히 현대측이 지난 99년 9월 한화에너지를 인수하면서 900여곳의 알짜 주유소를 부당하게 흡수했다고 주장하고 이를 즉각 반환하라며 지난 1일부터 현대오일뱅크 본사가 있는 서울역 건너편 연세빌딩 주변에서 노조원 200여명이농성을 벌이는 등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38.8%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사실상 대주주로서 권리를 모두 포기한 데다 그간 인천정유의 경영에는 간섭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부도와 관련, 법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7월부터 인천정유와 대리점계약을 해지한 것은 경영상 어려움 때문이었으며 이와관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거래거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결정을 통보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또 "구 한화에너지의 주유소 인수도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했기 때문에 반환은 말도 안된다"며 "그러나 대주주 입장에서 인천정유가 부도에 이르게 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정유는 유가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작년 9월4일 최종부도처리돼 법정관리중이며 그간 매각작업을 진행해왔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정유가 매각작업도 뜻대로 안되는 데다 중동지역 전쟁위기감으로 인한 국제유가 인상, 저가의 외국산 석유제품 국내 수입급증으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현대오일뱅크에 합병주유소 반환을 더욱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