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원유가 사상 처음 미국 전략 비축유로 공급된다고 러시아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이고리 유수포프 러시아 에너지 장관과 에이브러햄 스펜서 미국 에너지 장관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에서 열린`러-미 에너지 협력 회의'에서 이 같이 합의했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러시아 언론은 미국에 전략 비축유를 공급할 러시아의 튜멘석유(TNK) 회사는 9일부터 우랄산 원유를 수출한다고 밝혔다. TNK가 미국에 제공할 원유량은 30만 배럴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급량은 미국 전략 비축유 규모가 5억8천500만 배럴인 점에 비춰 극히 미미하지만 지난 5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를 이행하는 구체적증거로 풀이된다. 양국의 이 같은 에너지 분야 협력 강화는 이라크전이 임박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원유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분에 의존하는 미국은 정세가 불안한 중동 지역에 대한 석유 의존도를 점차 낮추려 하며, 러시아를 그 유력한 대안으로 찾았다. 국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원하는 루크오일과 유코스, TNK, 로스네프티 등 러시아 정유사들도 원유 수출 확대를 적극 추진하며, 특히 미국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로스네프티는 이미 미국 마라톤사와 2003년 말부터 원유를 공급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