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신호가 나타나면서 시중 콜금리가 한국은행의 관리 목표치보다 크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시장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콜금리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 금리는 17일 일부 외국은행의 한국지점과 증권사의 자금 수요로 인해 한은의 목표치(4.25%)보다 0.25%포인트 높은 4.5%에 형성되기도 했다. 전날에도 콜 금리는 4.36%를 기록, 작년 5월 한은이 콜금리를 4%에서 4.25%로 올린 이후 가장 높게 형성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갑작스런 현금 인출에 대비해 확보해둬야 하는 현금 비율인 '지급준비율'(지준) 마감일이 22일에서 추석연휴로 19일로 앞당겨지자 현금 통화 수요가 커져 콜금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시중 은행들이 18-19일 추석을 앞두고 현금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지준을 보수적으로 운용, 현금을 많이 쌓아두려는 움직임이 확산된 점도 콜금리 상승의 원인이라고 한은은 말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18-19일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통해 현금 통화를 넉넉히 방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금리 기조가 상승쪽인 만큼 콜 금리가 한은의 목표치인 4.25%에서 조금 높게 형성되도록 기조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날 시중 은행장들이 박승 한은 총재와의 간담회에서 금리 인상 기조에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 만큼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콜 금리 상승은 시장이 한은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리 조정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의 시기와 폭, 인상 방식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