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금융불안과 국내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자금의 부동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역시 시중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높은 투신권의 단기수시 입출금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다. 은행권에서는 단기 저축성예금쪽으로 기업과 개인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달 들어 12일까지 투신사 MMF로는 모두 1조4천억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됐다. 7월 한 달간 순유입액 1조3천6백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은행 저축성 예금쪽으로도 2조8천7백억원이 증가했다. 비록 법인세 납부요인이 있었지만 7월중 1조3천억원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투신권에서는 인기를 끌었던 혼합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 새로운 변화다. 규모는 6백여억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투신상품 거래규모가 크게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종전과 다른 투자패턴이다. 반면 안정성이 높은 채권형 펀드 수탁고는 5천7백억원이 증가했다. 지난주 들어 주가가 소폭이나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주가향방에 대해 투자자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도 단기적으로마나 효과를 보고 있어 주식과 부동산을 대체할 만한 투자수단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중자금 흐름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것은 골프장,스포츠 시설 등의 회원권 가격이 급격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에 비해 회원권의 가격은 최고 50% 이상 상승했다. 회원권 시장규모도 확대돼 총규모 10조원, 연간 거래규모 1조8천억∼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부동자금이 많은 데다 주5일제 근무 실시 등의 여파로 레저 욕구가 강해지면서 투자와 여가목적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회원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회원권투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들은 여전히 회사채 발행보다는 상환에 주력하고 있다. 설비투자 계획시기를 미루고 있는 분위기 속에 이달 들어 14일까지 회사채 상환액은 1조3천억원으로 발행액 9천2백억원을 웃돌았다. 회사채 발행분 중에서도 상당규모는 금융사들의 ABS 채권이다. 한편 원.엔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에도 엔.달러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미국증시의 불안요인들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고 9월 말 반기결산을 앞두고 일본경제의 불투명성이 다시 불거지고 있어 엔.달러 환율은 당분간 1백17∼1백20엔이 유지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이달 들어 '1엔 대 10원' 비율이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도 1천1백70∼1천2백원 범위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