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중 수출이 2000년 10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되찾았다. 1일 산업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7월중 수출입 실적(통관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백36억5천4백만달러로 작년 동월(1백13억9천2백만달러)에 비해 19.9% 증가했다. 수입은 1백30억6천4백만달러로 작년 7월(1백11억8백만달러)보다 17.6% 늘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억9천만달러 흑자로 3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 불안한 회복세 수출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속단할 수는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비교기간인 작년 7월중 수출이 사상 최악의 감소율(21.2%)을 나타냈던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회복세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000년 7월(1백44억5천6백만달러)과 비교할 경우 올 7월 수출은 8억달러나 적어 여전히 '뒷걸음질'을 면치 못한 셈이다. 더욱이 미국 경제가 지난 2.4분기중 예상을 깨고 1.1%의 낮은 성장에 머무는 등 불확실한 국면을 헤매고 있는 데다 원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 등 곳곳에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 되살아나는 IT 수출 품목별 추정치를 보면 반도체 수출이 13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8% 늘어나는 등 정보기술(IT) 품목들이 수출 회복국면을 주도했다. 무선통신기기(50.8%) 컴퓨터(39.4%) 가전(23.1%) 자동차(7.4%) 일반기계(20.2%) 석유화학(7.2%)도 크게 증가했다. 선박(-16.8%)과 석유제품(-6.4%)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중.일.유럽연합(EU) 등 주요 4대 시장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 수출이 2001년 2월 이후 17개월 만에 플러스(10.6%)로 돌아섰다. ◆ 미국경기와 환율이 복병 산자부는 일단 3.4분기 중에도 계속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1백30억달러, 9.10월 각각 1백40억달러대의 수출을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KOTRA는 미국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철강과 섬유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향후 수출 동향의 관건은 미국 경기"라며 "미국의 증시불안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지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