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기업 주총이 기관투자가나 일반주주들의 결의안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냄으로써 경영진 견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간조사기관인 투자자책임연구센터(IRRC)는 30일 미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올 봄 주총결과를 분석, 기관투자가나 일반주주들이 제안한 1백22개 결의안중 39%인 48건이 채택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6년 봄 주총기간중 일반주주 결의안의 채택률은 8.4%에 불과했다. IRRC는 지난해 불황을 겪으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진데다 엔론사태 이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커진게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례로 소프트웨어업체인 멘토그래픽스 주총은 신규 종업원에 스톡옵션을 제공할 때 주주동의를 얻도록 하는 결의안에 57%의 지지를 보냈다. 이 결의안은 TIAA-CREF라는 연금펀드가 제안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주들은 간부직원의 퇴직금 인상규제 결의안을, 유나이티드항공(UAL) 주주들은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를 분리하고 기업인수시 주주동의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채택했다. 그 결과 월트디즈니 모토로라 브리스톨마이어스는 주총에 앞서 회계법인이 컨설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일부 기업들은 주주결의안이 나오기 전에 불투명한 경영행위를 시정하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