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펀드를 아시나요.' 이달 초부터 발매된 소규모 펀드가 월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마 교황청의 위탁을 받아 미국 밀워키에 있는 한 자산운용사가 판매하고 있는 이 펀드의 정식 명칭은 '가톨릭 뮤추얼 펀드'. 1천5백만달러 규모로 1백%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특히 기업의 종교·사회적 역할을 강조,엔론사태 등으로 신뢰성 위기를 겪고 있는 월가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가톨릭 뮤추얼 펀드는 이름이 말해주듯 투자원칙이 명확하다. S&P500 지수에 포함돼 있는 우량주만 사들이지만 아무리 주가상승 여력이 많더라도 자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거들떠 보지 않는다. 담배 술 포르노물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는 회사와 카지노 등 도박업에 종사하는 기업 등은 기피대상. 말버러 담배와 밀러 맥주를 생산하는 필립모리스,낙태를 돕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마너케어 등이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다. 반면 노동자에게 관대하거나 퇴직제도가 잘돼 있는 기업,환경보호 기준을 철저히 지키는 기업,작업환경 개선에 열의를 가진 기업의 주식은 적극 매수한다. 때문에 상당수 기업들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이 펀드에 포함되길 원하고 있으며,포함될 경우 대대적으로 선전도 하고 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