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다가왔다. 해마다 이 맘때면 각 금융회사의 치열한 '마케팅전(戰)'이 불을 뿜는다. 집안 어른인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이고 남편과 아내, 자녀 등 세대별 입맛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가 앞다퉈 쏟아져 나온다. 특히 최근들어 은행권이 가계금융을 강화하고 나서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서비스의 질도 훨씬 나아져 느긋하게 상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은행 보험 카드 등 분야별로 선보이고 있는 주요 상품들의 특징과 '가족 마케팅'의 흐름을 살펴본다. 은행 =미래 고객인 어린이를 위한 상품과 부부 또는 예비부부 전용상품이 늘고 있다. 최근 서울은행이 내놓은 '패밀리 통장'은 이런 은행권의 경향을 잘 보여준다. 이 상품은 유아기부터 만 30세가 될 때까지 1개의 통장만으로 계속 거래하도록 고안된 라이프사이클형 예금이다. 어릴 때부터 고객으로 관리, 성인이 되더라도 주거래 고객으로 붙잡아 두겠다는 의도다. 앞서 국민은행은 '캥거루통장'을 내놓고 어린이 전용상품 경쟁에 불을 댕겼다. 출생부터 유치원.초.중.고등학교 기간까지 자녀의 성장 기간에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종합상해보험으로 무료 보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밖에 외환은행 '꿈나무 부자적금', 기업은행 '신 장학적금', 하나은행 '하나적금 꿈나무형' 등도 어린이 고객을 위한 전용상품들이다. 신한은행의 '플러스커플 통장'은 맞벌이 또는 결혼예정 부부에게 부가혜택을 주는 독특한 상품이다. LG유통 사이버매장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사용액의 3%를 적립, 매주 통장에 자동 입금해 준다. 3개월마다 외식상품권도 준다. 새롭게 '가정'을 이루는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국민은행이 최근 선보인 '2002 마이웨딩론'은 연 9.95% 금리로 1년동안 최고 1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우먼 프리론'은 주부에게 무보증신용으로 1천만원내에서 빌려준다. 하나은행의 '하나 여행적금'은 여가를 즐기는 가족을 겨냥한 틈새상품이다. 여행상품 할인과 여행경비를 무보증으로 빌려주는 혜택이 있다. 이밖에 노년층을 위한 각종 연금예금 상품도 은행별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보험 =최근 보험 재테크의 새로운 경향은 이른바 '가족설계'다. 가장 중심의 보험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위한 보험이 유행하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른바 세대별로 위험을 보장해 주는 개념이다. 한 가정을 이루는 부부와 자녀를 모두 고려한 가족 단위로 종합적인 보장을 받도록 한다는 것. 예를 들어 가장은 일반사망과 재해사망, 그리고 질병 관련 부분에 대해 보장을 받고 배우자는 질병 관련 부분을 우선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에 든다. 자녀는 다발성 질환이나 소아암, 재해, 골절 등과 관련한 치료비 및 입원비에 대한 보장을 마련하는 식이다. 설계사와 상담을 통해 중복되는 부분을 조정하고 추가 가입으로 가장 비용이 적게 꼭 필요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요령이다. 세대별 특징에 맞춘 이른바 '효도보험'이나 어린이 보장보험도 관심을 끈다. 부모님 선물용으로는 54세 이상을 위한 동양화재의 '건강지킴이 보험', 교보생명 '뉴가족사랑 효보험', 대신생명 '부모사랑 의료보험' 등이 있다. 어린이용 보장보험으로는 대한생명 '뉴사랑나무 건강보험', 알리안츠생명 '큰사랑 어린이보험', 삼성생명 '뉴어린이 닥터보험', 교보생명 'i사랑 보장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다채로운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 카드사별로 특징이 있어 어떤 혜택이 있는지 비교해 보면 편리하다. 내달 19일까지 열리는 안면도 꽃박람회에 관심있는 사람은 입장료 할인혜택이 있는 BC카드가 유리하다. 제주에서 차를 빌리기에는 삼성카드(최고 50% 할인)가 좋다. 외환카드는 윈드서핑 래프팅 등 레포츠를 좋아하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현대카드는 별미를 즐기며 동해안을 여행하는 상품을 준비해 놓고 있다. 동양카드는 미주선 항공권을 할인해 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