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주가가 최근 들어 동반 하락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다소 수그러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4.4분기 회복세를 보였던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져드는 '2차 하강(Double Dip)'의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올해 초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중"이라고 여러차례 말했던 진념 경제부총리가 최근 "점차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을 바꾼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고 있지만 세세히 들여다보면 부정적인 신호들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게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지난해 말 경기상승 믿을 만한가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은 3.5%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전분기인 3.4분기(1.8%)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불안 요인이 많다. 지난 4.4분기중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5%. 지난 99년 1.4분기(70.8%) 이후 최저치였다. 설비투자 역시 지난 4.4분기중 플러스 성장(1.7%)으로 돌아섰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중 설비투자가 급감했음을 감안하면 기술적인 반등 수준에 불과하다. 수출도 지난 4.4분기중 19.2% 줄었다. 지난해 말 경기를 지탱했던 것은 내수였다. 두 차례 추경예산으로 6조7천억원이 추가 집행됐고 특별소비세 인하로 고급가전제품과 골프용품에 대한 소비가 늘었다. ◇ 심리지표 개선만으로는 경기회복에 한계 =올들어 기업과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 전경련이 조사한 2월중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이미 110을 넘어섰고 소비자전망지수도 좋아진다. 그러나 심리지표 개선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은 기업들이 생산을 늘렸다가 제대로 판매하지 못해 재고를 떠안게 되고 결국 생산을 줄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 수출 설비투자가 여전히 관건 =경기 추가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수출과 투자가 되살아나야 한다. 지난 1월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감소폭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설 연휴가 1월에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수출은 여전히 어렵다고 봐야 한다. 설비투자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기업수익이 개선돼야 한다. 대외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일본경제의 위기감이 커지고 유가도 불안하다. 지난 4.4분기 나타난 경기회복이 '일시적인 반짝장세'일 수도 있다. 전홍택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은 "경기가 분명 좋아지고 있지만 도처에 불안 요인이 많다"며 "경기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