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 경영진이 지난 2000년 회사 순이익을 고의로 약 10억달러나 부풀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엔론사 이사회가 작년말 회사의 파산신청을 전후해 출범시킨 특별조사위원회가 217쪽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는 엔론 최고 경영진이 늘어나는 회사 부채를 은폐하고 대차대조표를 조작하는 등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휴업체들을 이용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엔론사 경영진은 회사수익을 부풀리고 수백만달러의 뇌물을 착복하기 위해 사실을 은폐하고 규정을 조작하는 등 온갖 비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앤드루 패스토우 전 엔론 금융본부장이 제휴업체들로부터 최소한 3천만달러를 받아 챙기고, 마이클 코퍼가 1천만달러를 받는 등 임원 6명이 비리에 개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에서는 또 투자자들에게 엔론의 재정상태가 건전하다는 신뢰를 심어준 회계업체 아서 앤더슨도 엔론의 이런 부정거래를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원까지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위원들은 "엔론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아서 앤더슨사는 LJM 및 츄코와의 거래를 둘러싼 컨설팅 비용으로 보통의 감사 수수료를 훨씬 뛰어넘는 570만달러나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번 비리로 폭리를 취한 사람으로 케네스 레이 전 엔론 회장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사상 최대의 기업 파산의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