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11 테러의 충격으로 지난해 외국 관광객 유치2위 자리를 스페인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관광기구(WTO)는 29일 발표한 지난해 세계 관광객 유치실적 잠정 통계에서 미국이 전년보다 12.6% 줄어든 4천450만명의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그쳐 2위를 스페인에 내줬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3.4% 증가한 4천990만명을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 관광객 유치 1위는 프랑스가 고수했다. 프랑스는 1.2% 증가한 7천65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계의 전체 관광객수는 전년보다 800만명 줄어든 6억8천900만명에 그쳤다. WTO의 프란세스코 프란질리아 사무총장은 "9.11 테러가 걸프전 이후 세계 관광업계에 최대의 타격을 가했다"면서 그러나 "관광업의 탄력이 강하기 때문에 올해안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들어 8월까지 관광객 입국이 전년동기비 3% 늘었으나 9.11 테러가터지면서 9-10-11월은 그야말로 참담했다"면서 그러나 "12월에는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프란질리아 총장은 "테러를 계기로 관광 패턴도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항공편보다는 기차나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먼 지역이 아닌 집에서 가까운 곳을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의 구제역, 아르헨티나 외채위기, 미달러 강세 및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도 세계 관광업계에 타격을 가했다면서 특히 중동의경우 지난해 마지막 4개월간 관광객 유입이 30%나 줄었다고 지적했다. 북미.중남미와 함께 서남아도 외국 관광객 감소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그러나 관광업계가 올해안에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오는 2020년에는지금의 3배 이상인 25억명이 해외 관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WTO는 전세계 139개국의 호텔, 항공사 및 관광업체들이 회원사로 가입하고 있다. (마드리드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