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은 한국보다 20여년 앞서 공기업 구조개혁에 착수,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은 지난 79년부터 강도높은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는 가파른 경제성장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졸업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93년 빌 클린턴 행정부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개혁을 시작했다. 기상청을 민영화하고 일선 공적기관 사무소 2천여개를 민간에 넘기거나 정비하는 등 99년까지 7년간 공공부문 인력의 17%를 줄였다. 뉴질랜드도 통신 관련 정부 부처에 대한 민영화를 단행,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시켰다. 영국=영국의 공기업 민영화 과정은 공공부문 구조개혁의 교과서로 불린다. 93년까지 47개 주요 공기업과 40여개 소규모 공기업을 민영화,79년 당시 공기업이 담당했던 산업의 3분의 2가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통해 94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민간부문으로 이동했다. 영국의 공기업 민영화의 키워드는 "경쟁"이었다. 수익성이 높은 제조업은 물론 공익사업과 의료.교육사업도 민간기업에 넘기는 등 독점 산업에도 경쟁을 도입했다. 이 덕분에 기업의 경영성과가 개선되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향상됐다. 민영화와 함께 경영자 근로자 일반 국민에까지 정부가 보유한 주식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기업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됐다. 뉴질랜드=텔레콤뉴질랜드는 정부 조직이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의 뿌리는 통신 우편 은행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 부처인 "뉴질랜드 포스트 오피스". 이 부처는 지난 87년 재무상태가 극도로 악화돼 국영기업으로 개편됐다가 90년 완전히 민영화됐다. 민간기업으로 재출범한 텔레콤뉴질랜드는 주주의 감시와 배당압력을 받으면서 경영 효율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87년 2만5천명에 달했던 임직원은 민영화 후에 8천6백명까지 감축됐다. 사업구조도 핵심 역량 위주로 재편돼 수익성이 대폭 향상됐다. 그 결과로 88년 19억7천만 뉴질랜드달러에 불과했던 운영 수입이 92년 25억7천만 뉴질랜드달러로 늘어났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