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상대로 메모리 반도체 덤핑 제소를 추진했던 일본 4개 반도체 회사가 이를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NEC와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등 4개사는 반도체 시장 여건의 급변으로 상호 의견 조율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 제소 자체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4개사는 지난해 10월 한국업체들이 D램 가격을 부당하게 인하함으로써 시장을 혼란시키고 있다며 일본 재무성에 덤핑 관세 부과를 요구키로 했었다. 도시바 등은 각사의 반도체 담당간부들이 관련회의를 가진데 이어 한국산 D램의국내 판매가격과 시장점유율 등을 조사, 재무성에 반덤핑과세를 요구할 방침이었다. 일본 반도체 업계 소식통들은 NEC가 반덤핑 제소를 주도했으나 도시바가 지난해12월 불참 의사를 밝혔고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미약한 히타치와 미쓰비시는 덤핑 조사 비용을 부담하는데 난색을 표시, 합의가 이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만일 이들이 조사를 공식으로 요청할 경우, 일본 정부는 사실검증을 실시, 혐의가 인정되면 신청일로부터 2개월내에 덤핑조사에 들어가게 돼 있었다. 그러나 반덤핑 조사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을 당시부터 경제산업성 산하 상무정보정책국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가격 하락의 이유가 덤핑수출에 의한 것인지 세계적인 수요침체에 따른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소식통들은 도시바가 지난해 12월 D램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히타치와 NEC도 독자적인 D램 사업 운영을 포기, 합작사인 엘피다 메모리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히는등 시장상황의 변화도 제소 포기의 또다른 배경으로 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