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규 < 중소기업청장 > 최근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를 보면서 4년전 한국이 IMF 관리체제로 진입하던 때가 생각난다. 한국경제는 30년 이상의 정부주도형 성장과정에서 누적된 부실과 도덕적 해이 현상, 부채의존적 기업경영관행, 고비용.저효율 경제구조로 인하여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엄청난 국가적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라는 절박한 상황속에서도 한국민은 적극적인 동참과 협력을 통하여 경제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했다. 한국은 지난해 8월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중 처음으로 IMF 차입금을 당초 상환시기보다 3년 앞당겨 전액 상환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특히 그동안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중소.중견기업이 고용창출과 수출확대, 산업의 저변확충 등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경제구조도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중견.중소기업의 본질은 '자유와 자율 및 민주의 원천'이자 '경쟁과 혁신의 주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식정보화 및 디지털 시대의 도래라는 큰 흐름속에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신속한 의사결정 및 자기혁신이 필수적인데, 중견.중소기업은 이러한 혁신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지식정보와 및 디지털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도 보호위주의 정책에서 기술개발.정보화 등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양적인 지원보다는 기술력을 지닌 우량기업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경쟁력이 없거나 수익기반이 취약한 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중견.중소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하여는 이러한 정부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인 스스로가 투철한 자기개혁과 경영혁신을 통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에 바탕을 둔 기업경영을 통하여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외형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내실경영을 해야 한다. 탄탄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정보화로 무장한 선진경영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이 효과적으로 결합될 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이 많이 배출되어 한국이 경제강국으로 발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외 경제여건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한국 경제에 활력과 생동감을 부여하고 힘찬 제2의 경제도약을 가져오기 위하여는 이제 중견.중소기업이 과감히 나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