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20년 가까이 거래를 해 온 삼일회계법인과 갈라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8일 "지난 6월1일자로 관리종목을 벗어나지 못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삼정회계법인을 외부감사인으로 지정받아 3분기 결산도 삼정의 검토를거쳤다"며 "이로써 삼일과의 외부감사인 계약은 자동 해지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01사업연도 결산까지 삼정회계법인이 외부감사를 맡게 되며 이후 회사가 외부감사인을 자율적으로 결정,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2002사업연도부터 외부감사인을 자율 결정할수 있지만 삼일회계법인이 다시 맡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02사업연도부터 현대건설 외부감사인으로는 세계적인 메이저 회계.컨설팅법인과 제휴를 맺고 있는 삼정회계법인이나 영화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가운데 한 업체가 선택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해 결산 때 삼일회계법인이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미수채권에 대해 50%의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해 2조9천여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자본잠식에 따른 기존 대주주 완전 감자-채권단 출자전환이란 어려운 선택을 할 수 밖에없었다. 삼일회계법인이 배제되는 데는 작년 거액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 데 대해 현대건설이 삼일에 다소 섭섭한 감정을 갖는 점도 있지만 옛 잔재를 모두 걷어내고 새롭게시작한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80년대 초부터 삼일회계법인과 인연을 맺은 현대건설은 90년대 들어서면서 줄곧삼일회계법인과 외부감사인 계약을 맺어 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