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금고 업계가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로 자금운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저축은행으로의 전환이 예고돼 있어 미리 확고한 수익기반을 갖추지 못하면 자연도태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신용금고들은 △틈새시장 개척 △대금(貸金)업체로의 전환 등을 통해 수익기반 구축을 모색중이다. ◇ 이색 대출상품 개발 =서울의 제일신용금고는 최근 회사채 상환용 대출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한 일종의 신용대출 상품. 대출한도는 80억원이며 대출금리는 연 9∼11%다. 제일금고는 회사채 BBB급 이상인 기업 62개를 대상으로 최근 회사채상환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DM(우편)을 보냈다. 제일금고의 김정록 차장은 "내년 2월까지 기업들이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만기물량은 3조5천억원에 이른다"며 "회사채 상환용 대출상품은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고객을 위한 일종의 틈새시장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 수수료(fee) 비즈니스에 나선다 =투자은행의 주요 수익모델인 '수수료 비즈니스'를 벤치마킹하는 금고도 등장했다. 서울의 코미트금고는 최근 부동산개발업체인 M닷컴과 손잡고 금고업계 최초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벌였다. 코미트금고는 M닷컴이 수원의 상가를 재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 36억원을 지원하고 분양대금중 6억원을 수수료로 벌어들였다. 대출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을 동시에 올린 셈이다. 현재 코미트금고는 대구동호지구의 임대아파트 신축 및 부평에 있는 한국안전유리 창고를 패션아울렛으로 개장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추진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석달간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대금업체로의 변신 =개인을 대상으로 소액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수익을 벌어들이는 '대금업 전문금융사'로 변신하는 금고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분당의 좋은신용금고. 이 금고의 임진환 사장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여신영업은 일절 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이자수익이 높고 부실위험이 낮은 개인만을 대상으로 대출영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푸른 한솔 현대스위스 등도 연리 60%에 최고 3백만원까지 빌려 주는 사채대환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소액신용대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