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는 어떤가 ] 전통적 자유개방 경제 국가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정부의 간섭이나 관료주의도 없으며 1982년 노사정 대타협의 성공으로 노사분쟁도 별로 없다. 경쟁력 있는 국내산업은 특화해 집중 발전시키며 다른 분야는 외국기업에 과감히 개방한다. 외국인도 비교적 간단히 회사를 설립할 수 있으며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특별규정도 거의 없다. 인구 1천5백만명의 조그만 나라에 우리나라 기업만 해도 30여개나 진출해 있다. 한국 타이어를 비롯해 삼성 LG 대우 등의 현지 법인은 대부분 물류센터라는 점이 특징이다. 진출 목적은 네덜란드 국내시장이 아니라 EU 시장이다. 뛰어난 물류유통 시스템과 함께 유럽연합(EU) 인구의 40%가 반경 5백Km 이내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물동량의 40%를 점유하는 로테르담항의 세관 및 창고 시설은 네덜란드 특유의 융통성으로 운영.관리된다. 네덜란드의 법인세 제도와 자유로운 외환거래도 다국적 기업들의 현지 친출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 자동차를 인수한 업체는 프랑스 기업 르노였지만 법률상으로는 네덜란드 르노가 매입했다. 이처럼 다국적 기업들의 네덜란드 지주회사 설립이 활발한 것은 법인간 출자지분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뿐만 아니라 자회사에 대한 출자지분 양도소득까지 면제된다. 즉,네덜란드에 지주회사를 설립해 EU 역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면 향후 어느 회원국에 투자를 하거나 투자철회 또는 투자대상 변경을 해도 출자지분 양도에 따른 조세 부담이 없다. 네덜란드의 외국인 투자 유치 성공에 대해 현지 진출 기업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노력과 관련부처의 성실한 서비스 정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재경부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전담하는 독립청(Netherlands Investments)과 연계해 물류유통 관련 업체들의 진출을 도와주는 외국인투자 무료 컨설팅 조직(Holland Internatuonal Distribution Council)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업체가 세제 감면 및 보조금 등 혜택을 받고 다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인위적인 장치나 제도는 없다. 그럴 경우 외국인들이 초기 진입을 망설일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물론 무조건 외국인 투자 유치를 하자고 쉽게 부실기업을 인수하고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근로자를 무작정 해고 할 수 있게 하지는 않는다.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고용과 해고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놓았다. 근로자 고용 보호법은 외국기업뿐만 아니라 자국기업에도 적용된다. 네덜란드는 자국기업과 외국기업을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랜 대외무역 경험에서 형성된 국민들의 국제적 감각은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사고나 정서를 배제하고 있으며 외국기업도 국내기업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받는다. 따라서 토종기업과 외자계 기업간 역차별 논란은 찾아볼 수가 없다. 마리우스 시켈 경제부 투자정책 및 국제기구 담당 국당은 "외국인 기업에 대한 역차별은 일종의 산업덤핑"이라며 "이는 결국 외국인 투자 유치에 대한 정책 목표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 목적이 자국 경제 발전인 만큼 외자 유치 유치가 자국 기업 활동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헤이그(네덜란드)=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