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각국이 일제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최근 나온 경기지표들이 예상 이상으로 나쁘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의 실업률이 급등하고 유로존(유로화 도입 국가들)의 구매관리자지수가 급락하는 등 세계 경제는 동시 침체가 불가피한 상태다. 침체 속도를 줄이고 나아가 경기회복을 촉진하기위해 각국이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금리인하다. ◇경기지표 일제히 악화=미국의 지난 10월 실업률은 5년 만의 최고치인 5.4%로 치솟았다. 지난달에만 무려 41만5천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 경제는 지난 3·4분기에 7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한 데 이어 현 4분기에는 더 나빠져 마이너스1~2%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994년 이후 최저치로 급락,미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일본의 경제지표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9월 실업률은 34년 만의 최고치인 5.3%를 기록했다. 닛코 스미스바니의 수석애널리스트인 후지이 도로코는 향후 6개월내에 일본실업률이 6%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1.7%로 예상됐던 올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최근 마이너스1%선으로 대폭 하향수정됐다. 유럽 경제의 중심축인 독일은 올 경제성장률이 0.7%(연초 전망 2.2%)에 그칠 전망이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도미노 금리인하 전망=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잇달아 '추가금리인하' 카드를 쓸 것으로 보인다. 그 시발점은 오는 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날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미 연방기금 금리는 연초 6.5%에서 2%로 낮아지게 된다. 미국 테러발생 직후 기준금리를 0.5%포인트(현 3.75%) 인하한 유럽중앙은행은 이틀 후인 8일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에른스트 벨테케 독일 중앙은행총재는 지난달 29일 "물가안정이 위협받지 않을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물론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경기부양을 위해 선진국들의 금리인하에 동참할 전망이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