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25일 주요 금리를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점증하는 금리인하 압력을 거부했다.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조달 금리(레피)를 종전 수준인 3.75%로 유지하고 예금 금리와 한계대출 금리도 각각 2.75%와 4.75%로 동결했다. 회의에 앞서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미국 테러 사태 여파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면서 금리인하를 촉구했고 독일 재계도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러나 ECB가 금리 인하 예상을 뒤엎고 금리를 변경하지 않아 경기부양보다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운용과 물가안정을 우선시했다. ECB는 중앙은행의 첫번째 임무는 인플레를 방지라고 지적하고 물가 안정을 확보한 다음에야 통화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생긴다고 밝혔다. 그러나 빔 두이젠베르크 ECB 총재는 "유럽경제의 침체현상이 계속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고말해 추후에 금리인하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유로랜드(유로화 가입 12개국)의 경기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최근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감소함에 따라 ECB가 조만간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테러 참사로 촉발된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감과 경제 전반에 대한 불투명성이 심화함에 따라 시장 주변에서는 ECB가 격주로 열리는 이번 정례 회의에서 금리인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ECB는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직후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주요 금리를 0.5% 포인트 내리는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있다. 한편 ECB가 현행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시장에 실망감이 퍼지면서 유로화가치가 하락하고 독일증시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0.8902 달러에서 0,8880 달러로 하락했고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 지수도 120.08 포인트(2.50%) 떨어진 4천691.74 포인트를 기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