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17일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및 이해찬 남궁석(민주당) 원희룡(한나라당) 의원 등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또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이덕훈 한빛은행장,김정태 주택은행장,이상철 한국통신 사장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삼성전자와 디지털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한 홈 네트워크 사업에 대해 협력키로 한 데 이어 한빛은행과는 MS의 인터넷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키로 했다. ◇삼성전자와 제휴=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번 제휴는 향후 세계 정보가전 시장의 구도를 좌우할 '윈-윈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제휴를 통해 MS는 윈도CE를 이 분야 표준 OS로 설정하는 계기를 만들고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디지털 가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또 MS와의 공조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더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홈 네트워크에 필요한 디지털 정보가전 시장은 오는 2003년 2천7백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금융권 사업=빌 게이츠 회장은 이덕훈 한빛은행장을 만나 MS의 '닷넷(.NET)마이서비스'와 윈도XP 메신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합의했다. 그는 또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과도 만나 이같은 사안을 놓고 협의했다. ◇김대중 대통령 면담=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빌 게이츠 회장을 만나 "한국은 IT(정보기술)와 BT(바이오기술) NT(나노기술) 차세대 성장산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전자정부 구축도 준비중"이라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 회장은 "소프트웨어 분야에 주력하면 한국은 제2의 IT 르네상스를 맞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통부 불만=빌 게이츠 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양승택 정보통신부장관과는 한번도 만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17일 조찬 모임에서도 양 장관을 빼고 이근식 행정자치부 장관 이해찬 남궁석 김효석 허운나(민주당) 원희룡(한나라당)의원등과 간담회를 가진 것. 정부가 추진중인 전자정부 프로젝트의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 장관과 정치권 인사들만 초청한 것이다. 정통부관계자는 이와 관련,"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즈니스를 위해 우리나라에 온 것이라 관심을 보이지 않기로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조정애 김경근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