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효자산업으로 떠오르던 귀금속 산업이 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문 급감으로 위기에 처했다. 18일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회장 강문희)에 따르면 전체 귀금속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미 수출이 미국 테러사태 이후 신규주문 중단,기존 주문물량 취소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수출된 물품의 대금 회수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금속 거래는 사람이 직접 가방에 담아 비행기편으로 운반한 뒤 제품을 보여준 상태에서 상담하는 게 일반적이나 이런 상담이 1주일 이상 중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문희 회장은 "귀금속은 단기 외상거래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현지 바이어들이 도·소매상으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금을 미루고 있어 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원자재인 국내 금값까지 미국 테러사태 이후 10% 가량 상승해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영세한 귀금속 업체들이 연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수출업체에 대해 우선 운전자금을 대출해주고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귀금속 가공업체들은 외환위기 이후 내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8년 7월 9천만달러 어치를 수출한 뒤 99년 2억1천만달러,지난해엔 3억2천만달러를 내보냈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어난 1억8천만달러를 실어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4억달러 이상 수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미국 테러사건으로 암초에 부닥친 것이다. 연합회는 수출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과 아울러 귀금속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에서만 부과하고 있는 금에 대한 부가세도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