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일본발 세계 경제위기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2일 '일본으로부터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이 경제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전세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아시아 이웃나라들이 일본 경제불안에 따른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은행들이 다른 나라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예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막대한 부실채권을 해결하지 못하고 붕괴되면 다른 나라 금융시스템도 흔들리는 등 일본 위기에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부실채권 해결에 예상했던 것보다 2배의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인했다. 증시는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을 위협할 정도로 급락,지난주말 현재 닛케이평균주가는 1만8백엔선으로 17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히타치 도시바 후지쓰 등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위기 요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잘못될 경우 경제적 사회적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각종 경제문제는 지난 10년간 누적돼 온 데다 작년까지는 미국과 유럽이 성장세를 유지해 1990년대는 세계 경제에 대한 영향이 미미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과 독일 등 주요국들이 동반침체하고 있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일본 경제가 주변 동아시아와 세계 각국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강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본금융감독청은 현재 은행권의 부실채권액이 31조8천억엔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실가능성이 높은 위험채권까지 합하면 부실채권액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5%인 1백40조9천억엔(약 1조1천억달러)의 엄청난 규모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주요 대기업들의 잇따른 감원으로 실업률이 공식통계로는 5%(사상 최고)이나 최근 직장을 잃고도 실업자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을 합할 경우 6%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