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미국현지법인이 미국의 디지털방송 솔루션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그만큼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디지털TV를 판매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가 출자해 세운 벤처기업 '트라이베니 디지털(Triveni Digital)'이 바로 그 회사다. 지난 3월 미국 방송국 PBS가 'Scientific American Frontiers'라는 프로그램을 디지털방식으로 시험방송했을 때 트라이베니가 만든 쌍방향방송 구현 시스템인 '스카이스크래퍼'가 사용됐을 정도로 이 회사는 디지털방송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다. 지난 96년 LG전자 미국 리서치센터(LG Electronics Research Center of America)로 출발한 이 회사는 99년 LG라는 이름을 떼고 독자사업을 시작했다. 주사업은 디지털방송과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판매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크 심슨 트라이베니 사장은 "트라이베니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1천6백여개 방송국이 늦어도 2003년까지 디지털방송 체제를 갖춰야 하며 지금까지 디지털로 전환한 곳은 2백여곳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트라이베니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디지털방송 솔루션을 팔아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이 시장에서 선발주자가 되겠다는게 목표다. 심슨 사장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 방송국에도 시험용 솔루션이 들어갔고 다른 나라 방송국도 잠재적인 고객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컴퓨터 어도비시스템스 등에서 고루 경력을 쌓은 그는 "트라이베니의 직원은 41명 뿐이지만 7개국 언어를 사용하는 다양한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모인다"고 설명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