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브랜드가 아시아 기업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아시아 기업들 사이에서 '영어상표'가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시아 기업들의 영어브랜드 도입확산이 국가들마다 언어가 다르고 영어권 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품광고의 핵심문구에 영어를 사용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제인지도 제고엔 영어브랜드가 효과=영어브랜드 인기의 비결은 이미지가 참신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쉽게 높일 수 있다는 점. '서양것이 좋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영어브랜드 사용을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수입품과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의 입장에선 '상품명의 영어화'로 소비자들에게 국제화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광고회사 베이츠아시아 사장인 제프리 유는 "한자로 된 중국 제품과 커다란 영어명의 중국 제품중 어느 것을 사겠느냐"고 반문한다. 영어브랜드로 성공한 대표적 케이스는 일본 화장품회사 맨담이 만든 남성화장품 개츠비(GATSBY). 미국의 인기 장편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주인공 제이 개츠비를 상품명으로 사용한 이 화장품은 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이름을 아예 영어로 바꾸는 경우도 많다. 중국의 가전제품 생산업체인 '구앙동 MD'는 지난해 'GD Midea Holdings'로 개명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아시아지역 판매를 늘려보자는 목적에서다. ◇핵심 광고문구에도 영어사용=아시아 기업들은 브랜드명의 영어화와 함께 제품광고에도 영어를 즐겨쓰고 있다. 구체적 상품설명에는 자국어를,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식을 심어줄 '결정적 문구'에는 영어를 쓴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홍콩 허치슨텔레콤의 자사브랜드인 오렌지 광고 마지막 문구는 'Orange talk business(오렌지가 기업을 상담해준다)'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도 TV광고에 미국의 인기배우 케빈 코스트너를 등장시켜 'Drive your dream(너의 꿈을 운전해라)'이란 말로 광고를 마무리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런 영어문구가 부적절한 동사 사용으로 네이티브 스피커의 귀를 거스를지 모르지만 상품 이미지를 '업(up)'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분별한 영어브랜드 도입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다국적 광고회사인 오길비&매더 재팬의 팀 솔로몬 사장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무엇가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