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등 국내 전자업체들이 연구개발(R&D)의 해외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의 글로벌화로 현지 특성에 맞는 제품개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과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국내 연구소간 R&D 결과물의 공유가 쉬워졌다는 점도 한 이유다. 실례로 삼성전자는 러시아 인도 일본 미국 등 해외 8개지역의 R&D센터별로 핵심 연구분야를 선정,올해 1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또 현재 7백명선인 해외연구 인력을 2005년까지 1천명선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열별로는 △미국의 댈러스와 미네소타,영국의 런던연구소는 인터넷 응용및 멀티미디어 분야 △중국과 이스라엘 인도 중국은 각종 암호화 기술과 통신기술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집중 추진키로 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엔 2005년까지 1천5백만달러를 투자,델리 인근의 컬러TV 개발센터를 대폭 강화하고 중국에는 지난해 베이징(北京)에 이어 톈진(天津) R&D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삼성종합기술원이 직접 운영하는 일본 요코하마 연구소는 디지털가전용 표준화 연구와 관련 기술의 아웃소싱을 위한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도 이스라엘의 허칠리아와 독일의 아헨 등 지금까지 기술수집 위주로 운영해왔던 연구소를 현지 인력중심의 실질적 R&D 거점으로 키우는 등 R&D의 해외현지화를 확대키로 했다. 인도 뱅갈로연구소(LGSI)의 경우 본사 연구 프로젝트의 수행뿐 아니라 현지 연구프로젝트도 수주,자생력을 키워나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중국 산둥성과 톈진에 설립된 CDMA및 생활가전 기술 연구소의 인력을 대폭 보강키로 했다. LG전자기술원 이희국 부사장은 "연구소가 원천 기술의 확보 위주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해 단기간에 상업화를 유도하는 매니징 중심으로 기능을 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와 삼성전자 모두 현지인의 감성에 맞는 제품모델 디자인을 위해 현재 일본 미국 아일랜드 등 지역별로 설치된 디자인 센터도 세분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