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10년 뒤에 무엇으로 먹고 살지가 걱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국가별 세계 1위 품목수 추이를 보면 재계의 위기감이 냉엄한 현실로 확인되고 있다.

한마디로 구조조정에 신경을 쓰는 사이 경쟁력 있는 부문은 이미 외국자본의 손에 넘어갔고 일부 공산품과 단순조립 저가품은 중국에 추월당해버렸다.

한국의 간판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비메모리 분야 기술력이 취약하고 자동차 산업은 환경기술 및 세계시장 재편의 난관에 직면하는 등 주력 산업이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정보통신 산업은 내수 위주 성장과 사업모델 빈약 등으로 해외 진출이 부진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핵심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21세기 성장엔진을 찾느라 부심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제조·금융·서비스 등 계열사별로 10년 뒤에도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일류화 사업''을 찾기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 중이다.

SK는 미래 주력 사업인 생명공학(BT)과 정보기술(IT)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무형자산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는 전자와 화학을 주력으로 삼고 동기식 사업자로 IMT-2000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도 오는 2010년 안에 세계 글로벌 메이커 5위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승록 연구위원은 "외환 위기를 전후로 경쟁력 있는 부문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간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어려움으로 신산업 육성이 미흡했다"고 경쟁력 상실의 요인을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국가경제를 견인해온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어 기존 산업에 생명공학 정보기술 초정밀기술 등 신기술을 접목시키는 제조업 육성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