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도산이 국제봉사단체에는 호재?"

미국 IT(정보기술)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면서 실직자들이 국제봉사단체로 몰리고 있다.

봉사기관에서 일하면서 젊은 시절 꿈꿨던 "봉사정신"을 실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단체 경력이 자신의 몸값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제 봉사단체들은 최근 경제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하이테크 기술력으로 무장한 닷컴인력을 특히 선호하고 있다.

취업알선업체인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난 99년말부터 지금까지 7만5천명 이상의 닷컴기업 직원들이 실직했다.

이중 45%는 실리콘밸리 출신.

이같은 대규모 감원이 이어지면서 닷컴출신 고급인력들이 국제 평화봉사단이나 적십자 등 국제 자원봉사 단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평화봉사단 지원자는 모두 76개국으로부터 7천3백여명.

26년만에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 3월에만 무려 1백30여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거의 두배가 증가한 것.

평화봉사단은 이같은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닷컴은 갔다.

이제 현실과 접속할 때"란 광고도 개시했다.

평화봉사단의 공공부문 전문가인 데니스 맥머헌은 "많은 학생들이 대학 졸업 후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했지만 그동안은 경기가 너무 좋았던 게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국제봉사활동을 벌이는 이들은 세계 오지에서 수년간 일하면서 매달 생활비만 받는다.

봉사기간이 끝나도 재취업을 위한 수당 명목으로 수천불 정도만 지급된다.

4년간 국제구호 활동을 벌였던 캐피털씽킹의 헤더 쉬블리 최고경영자(CEO)는 "많이 이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닷컴을 선택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이들은 이제 국제 봉사활동을 통해 못다한 꿈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