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가 잇따라 경쟁업체들과 제휴를 성사시키고 있다.

지난해 신무림제지와 온라인상에서 콘텐츠를 공유키로 한 한솔은 최근 한창제지와 공동구매 및 물류망 공동사용 등에 합의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한솔과 백판지 생산업체인 한창은 우선 과산화수소 등 제지 공정에 필요한 화학약품을 공동 구매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한솔케미언스를 통해 월 50t씩 공동 구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품목과 구매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솔은 설명했다.

두 회사는 이미 물류 및 해외시장 개척에 협력키로 하고 홍콩 사무소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양사는 또 국내에서 서울과 부산의 한솔제지 물류센터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한솔은 인쇄용지 분야의 신무림제지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분야의 사업 제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양사는 각각 운영중인 홈페이지의 견적 서비스 및 펄프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양사는 이와 함께 공동 구매 등 오프라인상의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한솔은 또 국내 다른 제지업체들과 함께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한솔 관계자는 "지난해말 다른 업체들에 공동 전자상거래 구축을 제안했다"며 "연내에 공동 구매 등을 할 수 있는 사이트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무림제지 등과는 상당한 의견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한솔은 연간 1조원 정도의 펄프 구매가 공동으로 이뤄지면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솔이 이처럼 경쟁업체들과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제지업계 구조조정에 앞서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산자부는 최근 제지를 7대 구조조정 대상 업종의 하나로 선정하고 자율 구조조정을 권고했다.

제지업종은 인쇄용지의 경우 연간 2백50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내수와 수출을 합쳐 매년 1백80만t 정도 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등 생산능력이 과잉상태에 있다.

산자부는 이에따라 각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정상적 경영이 어렵다고 판단,노후설비 축소와 인수·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남정우 한솔제지 부회장은 "세계적 제지업체들은 지난 98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지만 국내업체들은 과당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해야 중국 등 신규시장 진출을 통해 공존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이에따라 올해 경쟁업체들과 제휴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