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맥긴(54)이 실적부진에 따른 주가하락으로 취임 3년 만에 해임됐다.

루슨트테크놀로지 이사회는 23일 "실적부진 책임을 물어 맥긴을 해임하고 헨리 섀크트(66) 전 회장을 CEO로 재영입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CEO 경질에 맞춰 내년 매출예상치를 7% 하향 조정했다고 밝히고 4·4분기에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루슨트는 작년만 해도 월가와 경쟁업체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순익도 지난해 3·4분기까지 무려 15분기 연속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지난 97년 10월 취임한 맥긴에게는 ''수준급 CEO''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올들어 신상품개발 부진 등으로 이익 증가세가 주춤하고 매출이 부진하자 이사진은 옐로카드도 없이 곧바로 ''아웃''을 통보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