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 서울 광화문에 짓고 있는 신사옥과 국내 공장 한 곳을 매각키로 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대신 사업성이 좋은 중국 타이어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성용 금호 명예회장겸 한중우호협회장은 22일 한중우호협회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주룽지 중국 총리와 오찬간담회를 갖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그룹 계열사들이 사용중인 서울 중구 회현동 아시아나빌딩을 매각한데 이어 오는 12월 입주하게 될 중구 도렴동 구세군빌딩 옆 20층 규모의 광화문 신사옥도 매각키로 하고 곧 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화문 신사옥의 매수처는 해외기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매각 대금은 2천억원선에서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는 이 빌딩을 매각한 후 다시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다.

박 명예회장은 금융시장 경색과 관련해 "(금호도) 채권의 차환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비하고 있다"며 국내 공장중 한 곳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상을 감안해 매각 대상 공장을 밝힐 수 없으나 지분 일부를 팔아 합작법인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는 현재 국내에 전남 여천과 경남 울산에 화학공장,광주시와 전남 곡성에 타이어공장등 4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중국 투자와 관련,이익을 내고 있는 난징의 타이어공장을 올해말부터 확충,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3백50만개에서 6백만개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내 고속버스 운행 사업도 고속도로가 신설되는 지역마다 회사를 설립해 참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6년 박정구 현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준 박 명예회장은 "광화문 사옥이 팔리면 금호는 아시아나 빌딩을 구입하기 전인 12년전 사옥없던 시대로 돌아가게 된다"며 경영자로서의 새로운 자세와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올해말 합병 예정인 금호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인원구조조정과 관련,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총무 구매등 계열사들의 공통 업무를 한 곳으로 모으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혀 관리 부문의 아웃소싱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내비쳤다.

지난 92년부터 한중우호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외환위기가 다시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달러에 버금가는 기축통화가 아시아에서 나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진출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취항외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북한은 우선 한국기업이 사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