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전자 등 국내 반도체 메이커들은 반도체 경기를 여전히 밝게 보고 있다.

라인증설 및 미세회로기술 적용을 통해 생산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일웅 이사는 "반도체 시황에 영향을 미칠 뚜렷한 요인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당초 세운 생산 및 판매 계획대로 반도체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경우 메이저 PC메이커들의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어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상반기 PC 판매가 주춤했던 메이저 PC메이커들이 하반기 들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반도체 주문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올해 전세계 PC시장 규모가 1억3천5백만대이며 상반기 판매량을 감안할 경우 하반기 7천5백만대 가량의 PC가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전자는 고정거래업체들의 주문이 늘면서 현물시장에 제품을 거의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업황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 현대전자는 생산량 확충에 힘써왔다.

현재 9개 라인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는 오는 10월부터 웨이퍼 1만6천장 규모의 10라인을 새로 가동할 방침이다.

또 현대전자는 청주공장에 웨이퍼 2만장 규모의 라인을 깔아 4.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D램 생산량(64메가 D램 기준)은 현재 각각 월 6천1백만개, 6천6백만개에서 연말에는 7천5백만개, 8천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메이저 반도체 메이커들의 생산량확충 경쟁으로 내년초 공급과잉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언 등 D램 반도체 메이커들은 미세회로(0.17미크론)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최근들어 생산량을 10∼20%가량 늘렸다.

현물시장에서 반도체값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것도 이같은 증산물량이 흘러들어가는데 따른 것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또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될 경우 반도체 수요위축도 불가피하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