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보호의 핵심기술인 "공개키 암호시스템"의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기형 교수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비가환군"에 근거한 공개키 암호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고 교수팀이 개발한 공개키 암호시스템은 "가환군"을 기반으로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미국의 RSA보다 암호화 복호화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구현하는 알고리즘의 크기가 작아 스마트카드와 같은 소용량 장치에도 무리없이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환군"이란 곱셈과 덧셈 등에서 연산의 순서를 바꾸어도 같은 값이 나오는 것을 의미하며 "비가환군"은 연산의 순서를 바꾸면 다른 값이 나오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비가환군 방식을 채택해 암호화 복호화 속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기존에 미국에서 개발된 시스템들이 정수론에 근거한 것과 달리 기하학적인 도형을 숫자로 환산하는 "땋임" 이론을 근거로 만든 전혀 새로운 보안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암호화와 복호화 속도가 매우 빠른데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를 정보보호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학회로 오는 8월 미국에서 열리는 "CRYPTO 2000"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고 교수는 "이 공개키 암호시스템 기술이 상용화 될 경우 현재 미국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국내 정보보호기술 관련 업계에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