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TV를 조립해서 남쪽에서 파는 임가공사업은 어느정도 수지가 맞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평양 "대동강 애국 천연색 텔레비죤 공장"에서 조립해 들여와 21만원에 파는 20인치급 TV의 이익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말해 이 TV 임가공은 "현재 여건으론 돈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양사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모델이나 생산물량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이익률이 "노마진"내지는 2-3%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관계자들은 "배편으로 인천에서 북한 남포로 부품을 보낸뒤 조립해 다시 남포에서 인천으로 들여오는 물류비용이 전체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 조립TV가 인건비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지만 소요되는 물류등 부대비용이 이를 더 넘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현재의 해로 운송이 아니라 육로운송 길이 열리게 될 경우 제조원가를 훨씬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기초로 북한측이 기술을 축적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있으며 산업시스템도 이해할 수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한국 북한 중국 등 3개국의 동급 TV제품 제조원가를 따질 경우 중국이 가장 낮고 한국,북한순이 될 것"고 설명했다.

중국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일단 물류비 비중이 크지 않는데다 부품 등의 구매단위가 훨씬 높고 공장의 자동화가 북한보다 진척돼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북한조립 TV는 완전 수작업을 통해 이뤄진다.

북한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는 역시 물류비용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김석진 연구원은 "북한 임가공TV의 경제성을 갖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생산규모를 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부품생산과 품질검사 등 현재 한국에서 이뤄지는 공정이 북한에서 수행될 수있도록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과 LG측은 북한조립TV의 품질 수준에 대해선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2천여대의 제품을 처음 반입한 뒤 수원공장에서 품질검사를 거친 결과 불량품이 거의없어 2차제품부턴 현지에서 검사를 하고 샘플정도만 검사를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산조립TV는 올해상반기까지 LG전자가 지난 96년부터 연간 1만5천~2만대를 들여와 총7만대,삼성전자가 2천대를 들여온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