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들과 만나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의 결단이 재벌이 선진경영체제를 도입하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 명예회장 3부자의 퇴진은 현대측의 발표를 보고 알았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 등 오너일가의 퇴진을 압박했나.

"정부는 특정 경영인의 퇴진을 요구하지 않았다.

경영진 퇴진여부는 현대가 알아서 할일이다"

-현대 발표내용을 미리 알았나.

"3부자의 퇴진은 발표를 듣고서 알았다.

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오후 2시가 되기 전 정 명예회장을 면담할때 동반퇴진이 결정된 것 같다"

-발표 시간에 대한 조율은.

"정부는 현대가 31일 증시가 폐장된 뒤 오후 3~5시쯤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정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을 다녀온뒤 바로 2시30분께 발표에 들어갔다"

-현대의 자구계획을 어떻게 평가하나.

"현대가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현대의 3부자 퇴진에 밑그림이 있었나.

"정 명예회장이 일련의 사태를 보고 결심했다면 충분한 내부 협의가 있었다고 보진 않는다.

앞으로 협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다"

-정몽구 회장이 반발하고 있는데.

"내부에서 잘 정리될 것으로 본다.

그 정도 반발은 변혁기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정몽구 회장이 끝까지 퇴진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

"이 문제는 시종일관 그랬듯이 정부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

퇴진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다.

정부가 바라는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의 정착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유동성해소를 위한 자구책에 신경을 썼다.

이번 자구계획은 좀 더 정밀하게 다듬어질 것이다"

-오너경영진 퇴진이 재벌해체를 의미하나.

"해체가 뭔지 개념이 명확치 않아 용어정의가 어렵다.

현대는 독립기업연합체 성격을 띨 것이다.

LG도 대주주들간에 계열분리가 이뤄졌다"

-2일 아침 시중은행장들과 조찬회동이 있다는데.

"시중 자금경색 완화를 위해 은행권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하고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