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몽헌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한다고 31일 발표했다.

정몽헌 회장은 대북사업에 전념하고 현대경영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측은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현대차는 이날 밤 성명서를 내고 "정 명예회장이 제시한 원칙은 전문성에 바탕을 둔 경영을 해나가야 한다는 취지"라며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대주주이면서 책임 전문경영인인 대표이사로 자동차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헌 회장도 1일 오전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이 맡고 우리(본인과 정몽구.몽헌 회장)은 뒤에서 감독만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몽구 회장측의 반발로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계동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명예회장이 서명한 발표문을 통해 정 명예회장과 정몽구.몽헌회장의 퇴진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현대 그룹명칭과 명예회장및 현대회장 직함은 없어지게 되며 계열사별로 이사회 등을 열어 이사직 말소 등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전계열사에 대해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속한 시일내에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경영인을 등용,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현대건설 등 계열사가 보유한 2조7천74억원 상당의 유가증권을 처분하는 등 그룹차원에서 모두 5조9천1백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키로 하는 자구안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현대는 이날 우량 계열사의 하나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 오는 9월까지 계열에서 분리키로 했다.

이에 따라 6월1일자로 계열에서 분리되는 대한알루미늄을 포함, 현재 37개인 계열사수는 9월까지 21개사로 당초보다 1개사가 더 축소된다.

이와 함께 자구노력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채권은행단이 상황에 따라 3천4백13억원 상당의 현대건설 보유 유가증권을 상황에 따라 대출금과 상계할 수 있게 하는 처분위임장을 외환은행에 제출키로 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