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정부의 대기업 본사 지방이전 방침에 대해 "지방의 비즈니스 인프라가 형편없는 상황에서 억지로 옮겨갈 경우 비용부담이 늘어나는등 부작용이 크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는 10일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지방 본사를 둔 계열사이며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본사 이전을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모든 생산 기반을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예외적인 케이스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현재 지방에 본사를 둔 삼성 계열사는 삼성코닝과 삼성전기 등으로 수원에 본사가 있으나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지방 이전 문제는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돌입한 직후 수원으로 내려갔으나 경영 활동상의 제약 등 때문에 지난해 다시 서울로 본사를 이전했다.

삼성은 세무 회계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공장이 지방에 있기 때문에 지방을 중심으로 현장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본사가 굳이 지방으로 가야 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의 경우 LG에너지가 충남 당진에,LG실트론이 경북 구미에,LG니꼬동제련이 울산에,LG마이크론이 경북 구미에 각각 본사를 두고 있다.

LG 관계자는 "지방에 본사를 둔 계열사는 설립 초기부터 지방에 연고를둔 기업들"이라며 "서울에서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SK는 39개 계열사 중 본사를 지방에 둔 계열사는 없는 상태다.

SK의 경우 지난해 12월 종로구 서린동에 37층짜리 신사옥을 세워 핵심 계열사인SK(주)와 SK텔레콤,에너지판매 등이 입주했고 SK상사는 을지로에 자체 빌딩을 갖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사무실을 임대해 쓰고 있다.

SK는 핵심 계열사들이 신사옥에 입주한지 몇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당분간 본사의 지방 이전은 어려운 형편이며 지방 이전 문제는 장기 과제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토지공사가 최근 기업체를 방문 조사한 결과 대기업을 포함한 25개 기업이 올해 안에 본사, 사업부,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들 기업중에는 본사를 이전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 사업부나 공장을 이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구학 기자 cgh@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