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소 회로선폭을 적용한 5백12메가 D램을 개발한 것은 차세대 대용량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상용 생산이 가능한 차별화된 제품을 경쟁업체보다 앞서 내놔 마케팅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5백12메가 시제품을 하반기부터 생산, 주요 고객들이 실장을 통해 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마케팅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삼성은 차세대 쌍방향 통신과 동영상 전송 등 첨단 네트워크 시스템확산을 반영할 경우 5백12메가 D램의 시장이 급속히 형성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문 대표는 "기존의 2백56메가 D램과 동일한 사이즈의 플라스틱 패키지를 채용하여 호환성이 뛰어난 점도 시장성을 밝게 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싱크로너스 D램과 DDR 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원칩 디자인 기술을 적용하여 시장 수요에 발맞춰 탄력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고 회사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전자는 최소 회로선폭 공정 과정에서 저저항 배선과 차세대 공정으로 꼽히는 탄탈륨산화막 공정, 저유전 층간 절연막 등 삼성전자의 모든 신기술이 조합됐다고 소개했다.

이 제품 개발을 위해 삼성은 국내외에서 총 5백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5백12메가 반도체는 2백56M와 1기가 제품의 중간 고리 역할을 하는 대용량 메모리 반도체로 통상 반도체 제품 사이클이 4배수로 증가해 온 것과 달리 기존 메모리 용량의 2배수인 중 제품이다.

5백12메가 칩 36개를 탑재한 2기가 메모리 모듈의 경우 신문지 12만8천4백장, 단행본 2천5백60권, 정지 화상 6천4백장, 음성 정보 2백56시간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5백12메가 D램이 초기 시장에서 개당 5백달러 가량의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가격이 형성되면 5백12메가 반도체가 선적된 대형컨테이너 12개 수출 규모가 한국의 한해 원유 수입액 1백50억불과 맞먹게 된다.

업계는 5백12메가 D램 시장이 2004년께 4백1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는 "시장 수요를 선도할 수 있는 선행제품을 6개월-1년정도 앞당겨 출시해 2위업체와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