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면 단기적으로 섬유 신발 등을 중심으로 한 경공업 분야와 건설 철강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위탁가공 무역도 현재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보통신 등 벤처바람에 소외됐던 전통 제조업분야는 남북경협을 계기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은 전자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업 식품 SOC 분야가 가장 먼저 북한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농업생산력 회복을 위해서는 비료 농약 농기구 농업용비닐 등 각종 영농 자재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도로와 철도 등 육상교통은 막대한 자금이 따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남북한 미연결 구간인 판문점~개성 구간의 도로 정비에만도 약 2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내 주요지역의 도로망 확충 계획을 감안하면 규모는 더욱 커진다.

철도의 경우 문산에서 북한의 봉동 구간을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1천8백억원으로 추산된다.

남포항 등 주요 항구의 항만 및 하역시설의 현대화 사업도 예상할 수 있다.

건설분야는 단기적으로 남북한 공단개발 및 부대시설, 공단용 소규모 발전시설, 남북 전력선 연결사업, 공단내 주택건설사업 등이 우선 대상이다.

이후 주요 철도 복선화사업, 시베리아가스 수송사업, 공항사업 등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섬유 봉제 등 경공업 분야의 북한내 임가공사업은 짧은 기간안에 우선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북한내 임가공사업의 인건비 수준은 남한의 38% 수준으로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품질수준은 평균적으로 국내 생산품의 80% 정도로 76% 수준인 중국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북한내 임가공사업이 높은 경제성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경공업 각 부문에서 대북 합작투자가 이뤄질 경우 남한 생산량의 8~15%에 이르는 제품을 북한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공업 분야는 북한이 수출공업단지 조성에 어느 정도 협력하느냐에 따라 사업성이 좌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균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실장은 "북한 서해안공단에 8백50개 업체가 입주해 고용인원이 약 22만명에 이른다고 가정할 경우 수출 효과는 연간 2백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철강 부문은 인프라 확충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북한이 중국으로의 수출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될때 추가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에는 철구조물 주물 등 노동집약적 제품이 유망하고 북한내 설비가 현대화된 후에는 코크스 등 원료와 강판제품 핫코일 등의 생산이 예상된다.

가전제품 중심의 전자분야는 북한의 노동력과 결합해 단기적으로 투자 유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가PC 보급형TV 등 노동집약적 가전제품과 전자부품 생산은 북한내 수출공업단지를 기반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산악지역이 많은 북한지형상 무선통신 사업도 전망이 밝은 것으로 예측된다.

중기적(3~7년)으로는 ASIC(주문형반도체) PCB(인쇄회로기판) 등이 유망하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기초과학을 활용, 광케이블 위성체장비 정밀전자부품 등으로 전자부문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의 전자분야 협력이 강화될 경우 러시아 중국 등의 고급인력과 연계, 공동연구센터 등을 통해 기술개발이 한층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북한 진출이 사업기회 선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성급한 마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경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김석중 전경련 경제조사본부장은 "북한의 경제실정과 사업상 제약요인을 감안할 때 초기에는 임가공 사업 외에는 크게 시장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기술이전을 통한 제조업 전반으로의 교류 활성화 확대는 시간을 두면서 천천히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