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에 그룹 장래를 건다"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직접 바이오투자기회를 잡기 우해 나라 안팎으로
분주하게 뛰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최근 송아지 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를 회장실로 어렵게 초대해 한화가 추진하는 바이오 사업에 자문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한화는 황 교수를 바이오사업 자문역으로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중이자만 황 교수를 모시려는 기업이 줄을 서고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황교수 뿐만아니라 이름있는 생명공학분야 교수나 연구원들이
최근들어 재계의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등에 투자할 기회를 놓친 중견그룹들이 바이오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 대기업 투자 러시 =한화는 올해 대덕중앙연구소에 생명공학 연구센터를 개설하고 총 5백억원을 투입,생명공학 연구 및 상업화의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한화는 (주)한화 의약부문이 개발한 고지혈증 치료제,항진균제의 상업화를 서둘러 꾀한다는 전략이다.

또 식물에 대한 유전자 변환을 통해 기능성 식품 및 의약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2010년께 한화석유화학의 매출중 40%가 바이오 제품이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간질치료제(YKP509)기술을 미국 존슨앤존슨그룹에 3천9백만달러에 판매했던 SK도 신약 개발 등 바이오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97년 미국 뉴저지에 있는 의약개발센터에서 독자개발한 제4세대 우울증치료제(YKP10A)기술을 수출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SK 관계자는 "벤처자금 5백억원중 70%를 바이오산업에 투자키로 하고 투자대상 업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도 올해 총 5백억원을 생명공학 분야에 투자,이 분야 매출비중을 지난해 3%에서 2003년 9%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제약 동물의약 등 생명공학분야를 육성해온 LG화학은 올해를 생명과학 분야에서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원년을 삼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다.

회사측은 바이오 산업분야의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1천억원 규모의 바이오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한솔화학도 최근 "한솔 케미언스"로 회사명을 바꾸면서 2006년까지 바이오테크 관련 사업에 총 1천5백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수화학은 앞으로 5년동안 바이오 사업분야에 총 1천5백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벤처회사인 선바이오사와 공동으로 뇌졸증 치료제 항암 활성제 인공혈액 및 독성을 최소화시켜 인체에 안전하게 약물을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 등을 포함한 신약개발 계획을 수립중"이라고 설명했다.

<> 투자 배경=대기업이 한결같이 바이오산업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개발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가지만 일단 세계특허 기술을 확보하면 ''단 한 건''으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미국의 암젠이나 카이론 등은 단백질 의약품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 인사이트제약은 유전정보를 슈퍼 컴퓨터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또다른 정보를 가공해 판매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간생명의 본질을 규명하는 인간유전자 지도가 완성되면 바이오 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자신들이 이미 확보한 기초 기술을 활용하는 쪽으로 바이오사업을 전개할 전망이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사업을 통해 쌓은 미세기술을 충분히 활용,바이오칩 개발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대기업들은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외국 벤처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유전자정보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