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넥슨도 이제 당당한 수출 중소기업으로 불러 주십시오"

경쟁이 치열한 시계 수출시장에 뛰어든 지 1년여만에 2백만달러 이상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파워 중소기업이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시계 몸통기계 "무브먼트(구동체)"를 수입해 온 넥슨(구 한영기계.대표 박상기)이 그 주인공. 전북대 경영학과(76학번)를 졸업한 박 사장은 한국에서 아날로그 시계를 처음 만든 대봉산업에서 기획일을 맡았다.

그러다 지난 85년 한영시계를 설립,당시 독점 공급으로 횡포가 심하던 스위스외에 일본에서 구동체를 수입했다.

이를 통해 시계 단가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한영시계는 국내 구동체의 3분의1을 공급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던 중 IMF 관리체제를 맞게 된다.

"외화가 없어 나라 전체가 고생하는데 수입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그래서 완제품을 만들어 꺼꾸로 수출하기로 결심했다".

박 사장은 10년 이상 무역을 하면서 쌓아 온 국제 인맥과 마케팅 노하우 등으로 수출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요즘에도 한 달의 절반은 외국에서 생활하는 그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지난 2년간 착실한 준비를 했다.

먼저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에 나섰다.

김진병 원광대 경영학과 교수 등의 자문을 받아 "넥슨(NEXXEN)"이란 상표를 만들었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를 내세우기 위한 전략.얼마전엔 회사 이름도 넥슨으로 아예 바꿨다.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섰다.

스위스의 "유로파 스타"같은 각국의 시계 전문지에 넥슨을 계속 알렸다.

주요 박람회에 무료로 배포되는 수출전문지 "바이어스가이드"에도 꾸준히 제품을 소개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수출에 나섰다.

박 사장의 전략은 큰 효과를 냈다.

수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중동에 1백40만 달러,유럽에 60만 달러 어치를 수출키로 하는 주문을 받아냈다.

이같은 성과로 지난해 95억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 1백1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중 50% 이상을 순수 수출로 채우게 될 전망이다.

수입회사에서 확실한 수출 전문 중소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국내 시계 업체들의 수출지역이 중동지역으로만 너무 몰려 가격덤핑 등의 과열 경쟁을 낳고 있다"고 지적하는 박 사장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수출시장을 뚫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또 "이를 위해선 마케팅과 브랜드 홍보 등의 지원 체계를 갖추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부분만 갖춰지면 품질이 뛰어난 한국 시계의 국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실제 지난해 넥슨의 샘플을 받아간 바이어들이 품질을 확인하고 최근 수출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고. "23일부터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 시계 전시회 참가 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박 사장은 "이번 전시회에서 두둑한 수출 오더를 받아 오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02)2216-4501~4

서욱진 기자 ventur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