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순방을 계기로 영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의 대북수교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람베르토 디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이 오는 29,30일 북한을 방문해 백남순 외상 등과 만나 북한의 개방과 남북 대화 및 협력, 인권문제 개선 등을 설득할 것으로 안다"며 "김대통령의 유럽 4개국 순방으로 지난 1월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에 이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국들의 대북수교 움직임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유럽국가의 주한대사관 관계자들도 김대통령의 새로운 대북정책선언에 발맞추어 유럽 일부 국가들의 대북수교 추진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와 로마 교황청, 프랑스, 독일 등을 방문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이끌어냈으며 특히 베를린에서는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와 남북간 화해 협력 등을 위한 "베를린선언"을 발표,남북경협을 통한 북한경제회복 지원 등 4대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영국,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의 대북수교 움직임에 새로운 계기를 제공했다.

지난 6년전부터 유럽연합(EU)과 북한과의 정치대화 등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꾸준히 모색해 온 영국의 경우, 최근 실무진 4-5명을 조만간 북한에 파견키로 하고 현재 북한과 일정을 조율중이다.

이와관련,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영국은 당초 4월중 실무진 파견을 추진했으나 북한측과 의견조율이 여의치 않아 5월중 파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들 유럽국가와 북한의 수교가 이뤄지려면 북한이 인권문제나 핵무기,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포기 등에 대한 획기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과 수교를 추진중인 호주와 필리핀도 이번 김대통령의 유럽순방을 계기로 대북외교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외무부 대표단을 평양에 파견, 외교관계 재개를 논의한 호주와 이번달중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의회승인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알려진 필리핀은 현재 각각 북한측과 막바지 의견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