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이 간경화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벤트리(대표 이행우)와 원광대 화학기술 생명과학부 유병수 교수팀은
손상된 간을 회복시키는 신약 "VW001"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발표
했다.

벤트리와 유 교수팀이 공동개발한 이 신약은 굳어져 제 기능을 못하는 간을
되살리는 특효가 있다는 것이다.

6가지 약초에서 추출한 성분을 배합해 만든 이 생약은 간 조직안에 축적된
섬유질 콜라겐을 분해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입증됐다.

이처럼 손상된 간을 다시 살리는 치료제가 개발되기는 세계 처음이다.

기존의 간질환 관련 약품은 더이상의 간경화를 막고 남아있는 간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수준에 그친다.

벤트리는 이 치료제를 중국 심양 약학대학과 공동으로 중국에 신약 허가를
신청키로 했다.

한국에선 생약 복합물질은 신약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서 먼저
신약 인정을 받은 뒤 국내에서 정식으로 신약 신청을 하기로 했다.

또 선양 약학대학 부설 간질환 치료 전문병원에서 내달중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할 예정이다.

원광대에서 벌인 동물실험에선 간경화에 걸린 생쥐에게 투약한 결과
혈청중 콜라겐 합성지표인 PN III P와 간조직중 총 콜라겐 양이 각각 41.0%
와 25.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복수가 차거나 황달 현상이 나타난 것에도 개선효과를 보였다.

벤트리는 국내 종합병원과 공동으로 1백억원을 투자해 오는 5월께 간전문
치료병원을 설립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23.7명이 간염과 간암에 걸려 세계 1위, 간경화 등
만성 간질환에 의한 사망자도 28.8명으로 세계 3위다.

간질환 치료제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1990년 기준으로 약 18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이 추세대로라면 현재 간질환 치료제 시장규모는 최소한 3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벤트리는 밝혔다.

한편 작년말 코스닥에 등록된 벤트리는 고려대 연구교수로 있던 화학박사
이행우(43) 사장이 지난 97년 설립한 회사로 거울이나 유리에 김과 물방울이
서리지 않도록 하는 신물질을 상품화해 사업을 벌여 왔다.

(02)3453-7171

< 차병석 기자 chab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