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작년 7월 중순 대우사태 이후 펀드에 편입된
대우채를 부당 편출입한 투신사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은행장들이 주총 시즌을 앞두고 인사를 마음대로 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신사들이 금융회사와의
거래관계를 의식해 대우채 편입비율이 높은 펀드에서 낮은 펀드로 옮긴
위법.부당행위는 명백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투신사들의 펀드운용 내역을 디스켓 등으로 확보해
놓았으나 환매불안을 의식해 제재를 미뤄 왔다.

금감원은 이달중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대해 부실규모를 파악하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검사에서 펀드간 부당 편출입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 다음달부터 펀드에 들어가 있는 비대우채권중 부실화된 부분을 떼어내는
클린화를 본격 추진해 오는 7월 싯가평가 실시 전에 매듭짓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일부 은행장들이 인사위원회 등 제도를 무시하는 독단적인
인사 전횡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이사회 운영 및 경영개선계획 이행
실태를 점검해 문제가 있으면 주총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서울은행 임원진에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정통한 국제금융기구
(IMF,ADB) 전문가들을 영입해 도매금융 전문은행으로 크는 것도 바람직하다"
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닥시장과 거래소시장이 동반 발전해야 하며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겠지만 코스닥 규제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오형규 기자 o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