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채권 환매비율이 95%로 높아진 8일 시중은행들의 수신액이 평소보다
3-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은행은 8일 하루동안 정기예금이 1천7백억원, 시장금리연동형 수시
입출금식예금(MMDA)이 1천6백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신탁계정 등에 빠져 나간 돈 등을 차감하면 3천억원의 순증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1월 한달동안 예금이 8천3백억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어제 하룻동안 많은 돈이 몰렸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특히 발행어음 등을 통해 평소 실적이 미미했던 종금계정에서
8일 하룻동안 1천2백억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8일 하룻동안 개인예금 1천16억원, 기업예금 3천5백65억원 등
총 4천5백81억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2월들어 예금액이 하루평균 9백억~1천억원씩 꾸준히 증가했으나 8일엔 기업
환매자금 등이 유입되면서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8일 정기예금이 1천억원 증가했다.

2월들어 휴일을 뺀 영업일의 총 예금증가액은 2천5백억원이었다.

농협도 평소에는 예금이 하루평균 3백억~5백억원 가량 증가하지만 8일
하룻동안에는 MMDA와 정기예금을 합쳐 1천8백억원 입금됐다고 밝혔다.

국민 조흥 한빛 한미은행 등은 MMDA의 경우 예금이 빠졌으나 정기예금은
평소보다 2~3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우환매자금의 상당금액이 투신권으로 재유입됐다고
하지만 안정성을 선호하는 자금들의 경우 상당수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개인과 일반법인이 주요 9개 증권사와 투신사에서 환매해간 대우채 공사채형
펀드는 9일 오후 2시 현재 12조1백32억원에 달했다.

아직 남아 있는 대우채 펀드는 13조1천1백33억원이다.

8일에는 6조원이 넘는 환매가 이뤄졌으나 9일에는 대폭 감소했다.

< 박성완 기자 ps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