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뭐 한게 있나요. 작가가 써주는 대로 연출할 뿐이죠. 나는 연출자에
지나지 않아요. 본사 슈퍼바이저가 작가, 점원이 배우, 고객이 관객이죠.
유행가 제목처럼 이 "네 박자"가 맞아야 편의점이 제대로 굴러가지요"

훼미리마트 화정점의 이호갑 점장은 첫마디부터 화음을 강조했다.

그는 "관객인 고객에게 기쁨을 주려면 일단 작품이 좋아야 한다"는 말로
본사 슈퍼바이저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본사가 잘 이끌어준 덕에 문외한이 어렵지 않게 편의점 사업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대기업 임원에서 개인사업자로 변신한데 대해 "만족한다"면서 "젊은이
들과 접촉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상이 급변하는 만큼 유연하게 젊은이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한다는 얘기
였다.

이 점장은 "하루 15시간씩 점포에 매달리지만 그다지 힘들진 않다"고
털어놨다.

점포에 머무르는 것을 "노동"이라 생각한다면 고달프겠지만 그 자체가
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로를 느낄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