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가 늘어나면서 병원에서 처방되는 고혈압약 시장을 놓고 제약사
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혈압약은 고혈압의 원인과 양상, 환자의 건강상태와 연령에 따라
<>교감신경차단제 <>칼슘길항제 <>안지오텐신(혈압상승물질)전환효소억제제
<>이뇨제 등으로 나눠 각기 달리 처방되고 있다.

먼저 교감신경차단제의 경우 종근당의 딜라트렌(카르베딜롤)이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발매 4년만에 기존 선두주자였던 현대약품의
테놀민(아테놀롤)을 눌렀다.

딜라트렌은 독일 베링거만하임이 개발한 신약으로 기존 교감신경차단제의
문제점인 혈중콜레스테롤증가, 신장기능저하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인 제품.

테놀민은 작년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부광약품 켈론(베탁솔롤)이 16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칼슘길항제는 중등도의 고혈압을 보이는 대다수 국내환자에게 가장 효과적
이어서 시장규모도 가장 크다.

이 제품군은 다국적 업체의 독무대로 한국화이자의 노바스크(암로디핀)가
지난해 4백20억원의 매출로 전체 고혈압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바이엘코리아의 아달라트(니페디핀)가 1백66억원,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스프렌딜(셀로디핀)이 1백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는 중외제약 레니텍(에날라프릴) 76억원, 보령제약
카프릴 60억원(캅토프릴)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약들은 마른 기침을 유발하는게 가장 큰 단점으로 이를 개선한
안지오텐신수용체 억제제인 한국MSD의 코자(로사르탄)가 지난해 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다소 앞서나가고 있다.

국내 고혈압약 시장규모는 지난 97년 1천50억원, 98년 1천4백23억원, 1999년
1천7백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성인병의 증가와 더불어 상당기간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예전에는 환자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대부분 교감신경차단제 계열의 약이
처방됐으나 앞으로는 약리과정을 차별화한 제품이 대거 등장함으로써 병원
처방약 시장을 노린 제약사의 마케팅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